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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자와 맹자의 학문은 성(性)을 다하고 명(命)을 지극히 하는 학문이다. 그런데 그 말이 너무 간단하고 가르침이 깊어서 그 말하는 뜻을 다 알 수가 없다. 불교의 여러 경전들이 발명한 바가 바로 이 유교 경전을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가 된다. 진실로 이러한 불교의 이론들은 우리 유교의 성명의 학문을 위해 능히 지남석(指南石)이 될 수 있은즉, 불교의 여러 경전은 공자, 맹자의 뜻을 해석한 것일 수 있는데, 어찌 이를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? 무릇 불교의 해석하는 바도 공자와 맹자의 정수와 같다. 한과 송 시대의 여러 유학자가 주를 달고 해석한 바는 오히려 그의 찌꺼기들이었다.
공자에 반기를 들었던 명나라 학자 이탁오의 행적과 사상을 요즘 연구하고 있는데 위 글은 이탁오와 사상을 같이했던 친구 둘 가운데 하나였던 초행이 남긴 글의 일부이다. 유교와 도교 그리고 불교의 경계가 분명했던 그 시대에 이렇듯 열린 학문의 태도로 경전을 대한 그 마음과 태도에 깍듯한 존경심이 절로 인다. 예수가 유일한 그 길임을 알고 믿는 사람은 남은 생애 동안 어느 누구보다 올바른 사람의 길을 걸어야 할진대 수 많은 선각들이 지나며 다져놓은 길들을 차근 차근 따라 걷는 것은 곧 실용적인 경건의 삶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. 성경을 유일한 경전으로 여기는 그리스도인들은 성경만 잡고 상고할 것이 아니라 다른 경들을 참고하여 성경의 가르침을 밝히고 넓히는 일은 오늘날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일이다. 후기 학자들의 쓰레기 같은 주석에 매몰되어 성경의 숲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맬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선지자라 할 수 있는 옛 성현의 글들을 대조하며 참된 삶의 정수를 추적하는 것이 바른 공부라 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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